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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diary

을왕리에서 불이 붙다

을왕리 일몰


누군가 나를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슴 푸근해지는 일인지요.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백 마디의 충고보다 단 한 번의 공감과 따스한 시선이랍니다. (박성철,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 중)

따스한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볼 수 있는 에너지는 가슴 속에 품고 있는 태양에서 나온다. 세상을 향한 열정과 뜨거운 애정, 그리고 호기심으로 심장이 타올라야 가능한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사회에 냉담하고, 정치에 냉담하고, 사람들을 차갑게 바라보게 되었다. 나도 그러하고... 세월 탓이건 세상 탓이건 모두 다 속에 품고 있는 태양이 식어버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타오르지 않으면 태양이 아니라 차가운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휴가를 내어 불타는 태양을 찾은 것도, 식어버린 나의 태양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이 이름난 일출지나 일몰지로 몰리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불타는 하늘을 바라보며, 그 뜨거운 마음을 가슴속에 다시 품으려는 욕구... 그리하여 다시 세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을왕리에서 내 가슴속 태양이 다시 불타기 시작했다. 함께 있던 불 꺼진 사람들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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