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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diary

12월에 할 일

문경 어느 담벼락, 사과를 지고 가는 할머니

 

나는 내가 지금부터 짊어지고 갈 슬픔의 무게가 얼마만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감당해낼 힘이 나의 내부에, 그리고 나와 함께 있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충분하게 묻혀있다고 믿는다.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12월, 이맘때면 사람들은 지나온 열한 달을 돌아본다. 정말 잘 살았어. 후회없는 날들이었어. 대부분의 우리는 이러지 못하고, 하-- 먹먹한 한숨으로 반성을 시작한다. 돌아서 보는 곳에는 언제나 아쉬움과 왠지 모를 슬픔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조금 더 잘 대해줄 걸... 그때 그러지 말 걸... 미안하단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일 년이 지나갔다. 12월에는 문경의 어느 마을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처럼 '사과'를 짊어지고 가야겠다. 그래서 새로 시작되는 1월에는 그들에게 사과를 돌려주는 일부터 해야겠다. 미안해. 그때 내가 너무했어. 속상했지, 용서해. 새해에 우리가 짊어지고 가는 것이 슬픔이 아니라, 사과이면 좋겠다. 묵은 응어리를 풀고 밝은 미소로 새해를 시작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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