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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non public Diary

돈이 들어오는 그림, 해바라기 그림

돈 들어오는 그림, 해바라기


래, 그래

그냥

쓸쓸한 별의 벼랑 끝에서 잠시

아찔, 했을 뿐

황홀, 했을 뿐

(김요일 시, ‘뿐’ 중에서)


그래... 잠시 아찔 했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살면서 여러 벼랑 끝을 보지 않았던가. 바닥을 본 사람만이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삶의 깊이를 더했으면 되었다. 그럼 된 거다. 오랜만에 편안한 주말을 보내다.

 

비 내리는 길을 달려 아지트에 다녀오다. 작년에 마치지 못한 욕실공사. 저번에 타일 시공 절반은 했고, 양변기를 새로 설치했다. 물탱크 없는 직수형 양변기를 달았더니 물 내림이 시원찮았다. 럭셔리 아지트를 표방하는 터라, 42만 원 하는 럭셔리 스마트 양변기를 다시 설치했다. PURO 디지털 직수형 양변기 BWC-101A. 리모컨도 있고, 전기 배수시스템이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일반 양변기의 절반 크기라서 좋았다. 보통은 오수관에 정심을 끼우고 변기를 앉히는데, 이 놈은 뒤집어 놓고 정심을 결합한 후 오수관에 끼우는 방식이다. 몇 번이고 변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느라 힘이 다 빠졌다. 겨우 위치를 잡고 앉히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벽과의 거리가 10CM? 너무 짧아 수전을 연결하는데 애를 먹었다. 변기와 수전 거리가 너무 짧아 매뉴얼과 다르게 연결할 수밖에 없었다. 수전 하단에 입수관을 연결하라고 설명되어 있었지만 입수관이 고압 호스 형태가 아니라서 꺾임이 심했던 것이다. 어찌어찌 수전 방향을 돌려 상단에 연결하였다. 일반 고압 호스처럼 자유롭게 휘는 호스로 되어 있었으면 좋았겠다. 양변기 수평을 맞추고 전원 플러그를 연결하고, 리모컨과 양변기를 동기화했다. 수압이 높으면 모드를 3번으로 변경하라고 되어 있어서 그렇게 했다. 대량+소량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LED가 점멸하는데 그때 좌우 버튼으로 조정한다. 대망의 배수 테스트. 전기의 힘으로 물을 배수관로로 분사해서 그런지 저번 변기보다 물 빠짐은 좋다. 그. 러. 나. 마지막에 분출 현상이 있었다. 물이 빠지다가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듯 부글거리며 분출되는 증상. 검색해서 찾아낸 추정 원인은 배관. 정화조에서 연결할 당시 90도 엘보로 꺾은 구간이 있는데 거기가 마음에 걸린다. 구배는 충분히 주었으니 경사도 문제는 아니고. 배수관로에 있던 공기압이 변기 S트랩으로 들어오는 현상이 원인인데... 그 원인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뭐 일단은 뚜껑을 덮고 물 내리면 될 것 같다. 오호~ 변기 뚜껑도 럭셔리. 댐퍼 기능이 있어서 덜컥 내려오는 게 아니라 슬로 모드로 내려온다. 훌륭하다. 마지막으로 타일 바닥과 변기를 고정시키는 백시멘트 시공을 했다. 크기가 작아서 백시멘트도 조금밖에 안 들어... 남은 반죽을 버려야 했다. 변기 고정을 실리콘으로 할 수도 있지만, 앞부분이 바닥과 많이 떠 적합하지 않았다. 빈 공간을 백시멘트로 채워가며 최대한 깔끔하게 접착했다. 반죽할 때 많이 치대야 돌처럼 굳는 거라는 팁을 써먹었다. 절반의 욕실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은 절반인 조적 욕조 부분도 봄에 마쳐야겠다.  

 

오늘의 사진은 외삼촌이 주문한 그림이라며 딸이 그린 해바라기. 꽃 말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런 건데, 일편단심, 숭배, 기다림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 부귀화인 목단꽃과 함께 '돈 들어오는 꽃'으로 알고 있다. 사실 딸이 해바라기를 그린 배경도 이런 인식 때문이다. 부자 되는 해바라기 그림을 그려주라는 아내의 은근한 압력행사가 있었던 것이다. 입주한 아파트에 돈 많이 들어오기를 기원하네, 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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