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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diary

떠난 사람은 어떻게 돌아오는가

세월호 염원


'다녀올게'라는 말은 참 좋다. 어딜 가든, 얼마나 오래 걸리든 결국은 돌아온다는 말이니까. (서제유,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 중)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우리는 아침마다 구두계약을 체결하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그 계약이행을 위하여 아무리 멀고 늦은 밤이라도 우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다녀올게. 그래, 잘 다녀와. 그렇게 약속하고 집을 나선 사람들이 있다. 세월이 지나 잊은 이도 있겠지만, 아직도 다녀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애쓰는 11명의 사람들이 세월의 바다에 있다. '다녀올게'라는 말과 '다녀오라'는 말은 '기다림'을 전제로 쓰는 말이다. 다녀올게, (기다려). 잘 다녀와, (기다릴게). 우리가 기다린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들은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킬 수가 없다. 왜냐하면  돌아갈 힘의 원천은 기다림의 중력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간절할수록 떠난 이를 끌어당기는 힘도 강렬한 것이다. 그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조금 더 힘을 내어 간절히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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