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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non public Diary

모래재, 도망간 마음을 찾아서

진안 부귀면 모래재,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사람들은 닭이나 개 한 마리가 나가면 찾으러 다니지만, 마음이 도망가면 찾으려 하지 않으니, 서글프구나.

(人有雞犬放 則知求之 有放心而不知求) - 맹자


아, 지금 내 마음이 나와 같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마음은 그 자리가 좋으면 머물고, 좋지 않으면 떠나는 성질이 있다. 마음이 내 안에 없다면 하루속히 찾길 바란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습니다, 전단지라도 사거리에 서서 돌리길 바란다. 실종신고를 하는 것도 권장한다. 어디에 신고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알콜리즘으로 폐인이 된 남편에게서 피신한 아낙처럼, 그 마음도 학대와 방임을 견디다 못해 탈출한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우리는 살면서 순간순간 마음을 놓치기도 하고, 다시 잡기도 한다. 좋은 사람 만나면 마음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알아주며, 마음을 쓰다가 서로의 마음을 열어 합치기도 한다. 그러다 누군가 마음을 감추는 일이 잦아지면, 마음을 졸이고, 삭이다가, 마침내 마음을 몰라준다며, 마음을 돌리기로 마음먹는다. 그제야 그 마음을 달래 보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그 마음은 떠나버린 뒤다. 그동안 우리는 연약한 마음을 이렇게나 혹사시키며 살았던 것이다.

 

지금 나의 마음은 안전한지, 또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