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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diary

사진을 찍으면 보이는 것들

노량진수산시장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나는 볼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

뭐랄까, 세상을 보는 시력을 회복했다랄까.

사진을 찍기 전에는 타인의 시선, 지나치게 알고 있던 정보, 흐릿한 선입견이 눈 앞을 가렸지만,

카메라 앵글에 눈을 대자 처음 안경을 썼었을 때처럼 안개가 걷혔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내 주변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고, 자연이 변하고 있었고,

세월이 늙어가고 있었다.

사람의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을 렌즈는 본다.

아내의 사진에서 눈치 채지 못하던 세월을 보고,

아이들 사진에서 놓쳐버린 성장을 본다.

카메라 없이도 진작부터 보았어야 할 장면들을,

다시는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안경을 닦듯 렌즈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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