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 문장에겐 이제 그만, 쉼표를. (황유원, '세상의 모든 최대화' 중)
여기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그대에게, 빨간색 쉼표를... 쉼표가 세 개나 찍혀 있는 추석 연휴, 고향 다녀오는 길에 들렀던 원정리 느티나무를 기억한다. 그 500년 된 그늘에 쉼표처럼 앉아 있던 그대 모습을 기억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 긴 문장으로 살아왔다. 많은 일을 한 문장으로 끝내려 쫓기는 사람처럼 살아왔다. 이제 그러지 말자. 사람은 숨을 참으면 죽는다, 고 한다. 짧게, 짧게 끊어서 숨 쉬면서 살자. 원정리 느티나무 아래, 쓸모없는 짐 다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 군말 없이 받아준 느티나무가 고맙고, 여기까지 잘 따라와 준 그 사람이 고맙다. 눈물 나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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