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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그림

아플 때에는 상처를 입으면 널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가거라. 널 비난하지도, 섣불리 충고하지도 않는, 네 아픔을 함께해줄 사람 곁으로. (대니얼 고틀립, '샘에게 보내는 편지' 중) ​ 딸아 미안... 우린 무탈하게 잘 지내는 줄 알았다. 혼자 아파하게 해서 미안하구나. 자기만의 그림을 찾는 것, 자기만의 세계를 갖는다는 건 고통 없이 얻어지지 않는단다. 때로는 주변 모든 사람들이 내 편을 들어주지 않기도 하지. 손쉽게 비난하기도 하고, 섣불리 충고하기도 한단다. 세상에는 내 맘과 같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지. 타인의 평가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않는다고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시 전력질주를 멈추고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지렴. 널 비난하지도, 섣불리 충고하지도 .. 더보기
나이 들어서 하면 안되는 일 그 나른한 고요의 봄볕 속에서 나는 백 년이나 이백 년쯤 아니라면 석 달 열흘쯤이라도 곤히 잠들고 싶은 것이다. (김사인, '풍경의 깊이' 중) 나이 들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지만... 이제는 풀밭에 벌러덩 누워 그 일을 해보고 싶다. 쌓기만 했던 지금까지의 태도를 버리고, 그동안 이루었던 꿈들 혹은 이루지 못했던 꿈들도 모두 버리고... 아직 화해하지 못한 우정과 전해주지 못한 사랑도 더 이상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이제는 하나둘 내려놓으며 원래의 '나'로 살아야 하는 때가 되었다. 외면을 버려야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법이다. 다양한 이름으로 빛나던 포장지가 제거된 후,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상상하며, 그냥 토끼풀 밭에 벌렁 눕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