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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diary

계족산, 부부로 산다는 것

계족산에서 거리를 두고 걸어가는 부부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불행한 게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것이 다행한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이나 원망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천양희, '친구' 중)

 

이유가 있어야 만나는 사람을 '지인'이라 하고, 이유가 없어도 만나는 사람을 '친구'라 한답니다. 그리고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을 '연인'이라 한다지요. 아내가 이제부터 '친구'로 살자고 합니다. 나는 '대답 없음'으로 대답했습니다. '지인'으로 만나 '친구'처럼 지내다, 잠깐 '연인'이 되었다가, '부부'로 살고 있는 우리...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가끔은 떨어져 있고 싶은 '지인'처럼? 속내에 대하여 비난하지 않는 '절친'으로? '인연'이 없으면 결코 될 수 없다는 '연인'의 모습으로 살아야 할까요? 글쎄요... 다들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하군요. 부부의 날은 5월 21일입니다. 둘이 만나 하나처럼 산다고 21일이라 했다지요. 하지만 요즘 저의 생각은, 부부는 결코 하나처럼 살면 안 된다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각자의 모습을 자주적으로 유지하며, 서로의 물리적, 심리적 공간을 존중하며, 따로 또 같이 사는 것이 바람직한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