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 섬돌 위에서 낡은 한자 넉 자를 발견했습니다. "조고각하(照顧脚下)"인 듯합니다. "발 밑을 살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바람에 등불이 꺼지면 발 밑을 살피겠지만, 지금까지는 발 밑이 어떠한지 모르고 살았던 게 사실입니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 나는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지, 내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라는 말씀입니다. 하는 일이 풀리지 않거나, 의미 없는 일이 바쁘게 할 때, 그 수렁에서 벗어나는 길이 내 안에 있다는 뜻입니다. 나를 살피고 반성하는 일로부터 진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신발을 신고 벗을 때마다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낮은 곳, 내 발 밑에 해답이 있다는 의미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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