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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diary

당당한 세입자

서울 용산구


너도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 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 같은 것인데...(황지우, '겨울산' 중)

 

그래, 산다는 건 거주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은 임대차계약 같은 거다. 세상을 사는 대가를 우리는 상처와 고통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소유자에게 매월 또는 비정기적으로 비용을 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위기가 오겠지만, 그때는 '아, 집주인이 월세를 한꺼번에 청구했구나.'라고 받아들이자.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들 그렇게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당부할 것은 청구되지 않은 월세를 미리 내지는 말자는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하여 미리 걱정하고 아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땅한 대가를 지불하며 살고 있으니, 좀 더 떳떳하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자. 지금 이 집의 주인은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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